테니스의 초창기에서는 메러본 크리켓 클럽이 이 신종경기의 중심체 역할을 했다. 당시의 테니스 개척자들은 그처럼 공신력 있는 기관이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이 새로운 경기에 관심을 가져 준다는 사실 만으로도 용기백배할 수 있었다. 그러나 1877년 전 영국 연맹이 규정집을 개편하자 관계자 전원의 공인 하에 주도권은 MCC (메러본 크리켓 클럽)에서 전 영국연맹으로 넘어오게 되었다. 이후 연맹은 이 경기의 중심체로서 그 기능을 수행하다가 1880년 오늘날의 국제 테니스 연맹 (ITF)의 발족과 더불어 그 자리를 내주었다.
여행과 통신이 자유롭지 않았던 19세기에 이 새로운 경기가 그토록 빨리 바다를 건너 전파되었다는 것은 시로 놀랄만한 사실이라 하겠다. 1876년에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너핸트에서 테니스 토너먼트가 개최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말이다. 같은 해에 뉴올리언즈에서는 테니스클럽이 형성되었고 1881년에는 전 미국 테니스 연맹이 발족하기에 이르렀다.
경기가 전 세계 전역으로 보급됨에 따라 각국은 독자적인 테니스 연맹을 설립했다. 이들 연맹은 전 영국 연맹이 발해안 규정집을 채택하고 영국 연맹을 이 경기의 중심기관으로 인정했다. 그러나 1913년 이르자 비록 종주국이라고는 하나 한 국가가 이 세계적인 스포츠를 독점 관리한다는 것은 부당하다는 여론이 대두되었다.
그리하여 13개국이 참가한 국제 론 테니스 연맹이 창설되어 그 때까지 전 영국 테니스 연맹이 주관하던 업무의 대부분을 이어받게 되었다. 오늘날 이 연맹을 그 명칭에서 론이라는 말을 빼고, 100개 회원국의 대표로서 국제적으로 경기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초대 우승자인 스펜서 고어가 놀랄 일은 오늘의 우승자가 누리는 크나 큰 혜택이라 하겠다. 윔블던 대회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수상식에서 우승자는 거창한 트로피와 함께 한 장의 봉투를 받는다. 그 봉투의 내용물이 무엇인지 스펜서 고어로서는 짐작도 하지 못하리라 생각된다.
현대의 윔블던 우승자는 여전히 세계 최고의 테니스 토너먼트 제패자라는 영광과 타이틀과 아울러 본인이 영구 보존할 수 있는 트로피와 더불어 막대한 액수의 금액을 상금으로 받게 된다.
1877년 스펜서 고어가 우승을 차지했을 때 그가 받은 것이라고는 25기니의 가치에 상당하는 우승컵 하나뿐이었으며, 그나마도 그 해가 끝날 무렵에는 반환해야 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100년 후의 우승자인 비욘 보리는 15000 파운드의 수표를 상금으로 받고 있는 것이다.
스펜서 고어가 살았던 시대의 테니스는 단순한 오락으로서 사람들은 오로지 즐거움과 우승의 영예를 위해 경기를 했을 따름이다. 출전한 선수가 상금을 받을 기회라고는 전혀 없었다. 아니, 그 시대의 인물들에게는 아마도 그와 같은 상금이 안중에 없었으리라. 만일 어느 선수가 경제적 곤경에 처해 테니스를 지도함으로서 수입원을 찾게 되면 당장에 어느 토너먼트에도 출전할 수 없게 됨은 물론 소속 클럽에서도 추방당하기 일쑤였으니 말이다.
1970년까지만 해도 테니스에 대한 일반의 인식은 아마추어들이 즐기기 위해 하는 경기로서 결코 돈과는 관계없는 스포츠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금에 대한 인식은 이미 1920년대부터 싹트고 있었다. 이 무렵 현찰이라는 별명으로 통하던 미국의 실업가 파일이 새로운 아이디어에 눈을 떴는데 테니스가 수많은 관중을 동원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이었다. 파일은 즉시, 전설적인 프랑스 처녀 렝글렝을 비롯한 당대의 톱 플레이어들과 계약을 맺고는 전 미국 순회원정 대회를 기획했다.
대회는 뉴욕의 매디스 스퀘어 가든 (현재 아더애시 테니스장)에서 개시되었는데 여기서의 입장료 수입만도 4만 달러가 넘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그리하여 그 이후 2차 대전 전까지 비슷한 대회가 조직되었고 이로 인해 수많은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로 전향하게 되었다.
초기의 순회원정단에 소속되어 미국 전역을 돌며 시범경기를 벌인 프로 선수 중에는 1920년과 21년도에 연속으로 윔블던을 제패했던 윌리엄 틸튼도 있었다. 그는 미국인으로서 거인이라는 별명으로 통하고 있었다. 여기에 체코 슬로바키아의 카렐 코젤루와 미국의 빈 센트 리처즈가 합세했고 나중에는 독일의 한서 노슬라인까지 가담하여 1930년대 초기를 장식했다.
이 시절의 유명선수로는 이 밖에도 엘스워스 바인즈, 후레드 페리 그리고 도널드 버지 등이 있다. 40년대에 들어서자 보비 리그스, 도널드 버지 및 잭 크레이머가 선수단을 리드했다. 이들은 모두 아마추어로서 명성을 날리다가 프로로 전향한 선수들이다. 이와 같은 프로에로의 전향은 50년대와 60년대 전반에 걸쳐서도 계속되어 트래버트, 로즈월, 호우드, 지미노, 올미드, 부호홀츠, 레이버 같은 선수들이 프로로 뛰어들었다. 그러다 1967년에 이르러 석유재벌이며 열렬한 스포츠 애호가인 라마 헌트가 테니스 프로 모터인 데이브 딕슨과 손을 잡고 세계 챔피언쉽 테니스라는 단체를 조직했다.
1960년대 중반의 테니스 계에 끼친 헌트의 영향은 최근에 캐리 패커가 크리켓에 던진 충격파에 비견할 만한 것이었다. 이 텍사스 재벌에게 있어서 돈은 문제가 아니었으므로 그는 존 뉴컴, 토니 로슈, 클리프 드리스데일, 니키 필릭 및 로저 테일러 등을 위시한 정상급 아마추어 선수들과 계약을 체결하고 대대적인 선수권 대회를 열었다.
그 때문에 아마추어 테니스계는 일시 그 스타 플레이어를 잃는다는 불행을 감수해야 했으나 1967년 갖가지 이벤트는 그야말로 엄청난 것이었다.
쟁쟁한 아마추어 선수들이 프로로 전향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급기야 토너먼트 조직자들은 시합에 임한 선수들에게 남몰래 특별 상여금을 지급하게끔 되었다. 이 비밀 상여금 제도가 얼마만큼 성장했으며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되었는지 확실치 않으나 대개의 아마추어 게임 행정 책임자들이 이 제도를 혐오했음은 물론이다.
결국 60년대 중반에 전 영국 연맹의 회장직을 역임했던 허먼 데이비드 같은 인물은 사태를 보다 못해 이제는 구태여 아마추어와 프로의 한계를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결정을 내리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1967년 그는 세계의 다른 지역에서야 어떻든 윔블던만큼은 프로와 아마추어의 구별 없이 모든 선수에게 개방할 것을 선포했던 것이다. 다른 나라들 또한 재빨리 이 결정에 따랐음은 물론이다.
제1회 오픈 윔블던 대회는 1968년에 개최되었다. 남자 단식에서는 로드 레이버가 우승의 영광을 차지하여 2000 파운드의 상금을 받았다. 여성부의 승자는 빌리진 킹으로서 750 파운드의 상금을 받았다. 올림픽에서는 1896년 아테네 제 1회 근데 올림픽대회부터 1924년 파리 올림픽 때까지 테니스가 메달종목으로 채택되어 오다가 그 후 제외되었다. 그러다가 1968년 멕시코시티 1984년 LA 올림픽에서 시범종목으로 채택되어, 1988년 서울 올림픽대회에서 64년 만에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부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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