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환경에서도 꿋꿋하게 테니스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는 박소란 양. 김동주 기자
“가난한 제겐 운동이 꿈이자 삶…미친듯 연습하면 길 열릴까요”
테니스 국가대표 꿈꾸는 왼손잡이 박소란 양
안녕하세요. 저는 전남 순천청암고 2학년 박소란이라고 합니다. 언니에게 이 편지를 보내는 건 제 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기 위해서인데요.
저는 지금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아버지가 사고로 돌아가시고 어머니가 저희 5남매를 키우고 있는데 큰언니와 남동생이 장애인이라 형편이 좋지 못합니다.
국가대표가 될 때까지 테니스를 하려면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가거나 실업팀에 가야 돼요. 제가 셋째 딸이고 작은언니도 테니스 선수였는데 장학금을 못 받아서 운동을 포기했기 때문에 마음이 급하기만 합니다.
오전 5시 15분에 일어나서 7시까지 러닝하고 공을 치면 새벽운동이 끝나요. 아침 먹고 8시 반부터 12시까지 오전 운동, 점심 먹고 2시부터 6시까지 오후 운동, 저녁 먹고 7시 20분부터 9시 반까지 야간운동을 해요. 매일같이 이렇게 하다 보면 몸도 마음도 완전히 지쳐버려요. 언니, 그 기분 어떤 건지 알죠.
그래도 이렇게 하지 않으면 서울 아이들을 따라잡을 수가 없어요. 아무리 지치고 하기 싫어도 길은 하나고 답도 하나예요. 열심히 하는 거죠. 제가 가난하다는 걸 원망하진 않아요.
지난해 여수 경기에 갔다가 언니를 알게 됐어요. 언니도 저처럼 시골(강원 철원군)에서 운동을 시작했는데 국내 랭킹 2위에 국가대표까지 되셨잖아요. 게다가 언니는 저랑 같은 왼손잡이잖아요. 훈련이 다 오른손잡이 위주로 되어 있는데 언니는 왼손으로 어떻게 최정상에 오를 수 있었나요.
마음껏 경기에 나가서 내가 한 만큼의 노력을 평가받고 싶어요. 미친 듯 연습하면 답이 보이지 않을까요. 장학금 타면서 대학에 가려면 이 방법밖에 없잖아요. 이게 최선의 길입니다. 나에게는.
왼손잡이 국가대표 이진아 선수 “꿈을 이루려면 독해져야 돼”
테니스, 왼손잡이, 170cm의 키, 검게 그을린 피부…. 처음 만난 사이지만 박소란 양(17·오른쪽)과 이진아 선수(24)의 공통점은 무척이나 많았다.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서도 묵묵히 땀을 흘려온 박 양에게 “꼭 국가대표가 되어 함께 연습하자”는 이 선수의 말은 최고 격려가 되었다. 김동주 기자
4일 서울 양천구 목동테니스장에서 만난 두 사람은 초면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열린 여수오픈 결승에서 박소란 양(17)은 이진아 선수(24·양천구청·사진)의 볼 심부름을 했다. 소란 양이 당시 얘기를 꺼내자 이 선수는 “그 친구가 너였어?”라며 활짝 웃었다.
두 사람은 인사를 나누자마자 테니스 네트를 사이에 두고 마주 섰다. 모두 라켓은 왼손에 들려있었다. 이날 목동테니스장에는 두 사람의 기합소리가 2시간 가까이 울려 퍼졌다.
“소란이의 실력을 알아야 필요한 이야기를 해줄 수 있겠다”는 게 이 선수의 생각이었다. 전남지역 대회에서 개인전 우승을 한 실력에도 소란 양은 라켓 잡는 각도, 스윙 방법 등 기본동작부터 새로 배웠다. 왼손잡이인 소란 양이 오른손잡이 중심의 훈련만 받다 보니 흐트러진 자세가 몸에 밴 것.
“소란아, 왼손잡이는 정해진 스텝이 없어. 그래서 오른손잡이 선수들이 예상할 수 없는 경로를 택할 수 있지. 우리에겐 포핸드가 상대에겐 백핸드이기 때문에 그만큼 공을 어렵게 줄 수 있고. 위기는 곧 기회인데 소란이는 너무 정석대로만 쳐서 기회를 못 살리고 있어. 왼손잡이는 약점이 아니고 축복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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