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희배 춘천국제주니어선수권대회가 서울 장충테니스코트에서 성황리에 진행되고 있다.
어제 내린 비로 깨끗한 공기가 코트의 푸르름과 청소년들의 유쾌함을 더욱 생기있게 연출해주고 있는 대회 현장을 찾았다.
중학생 돌풍, 김상엽안동중학교 3학년의 김상엽은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지난 달 전국종별대회 남자중등부 우승과 복식 준우승의 좋은 성적으로 이번 대회 본선직행의 행운을 얻게 되었다.
헌데 김상엽은 형들을 제치고 단식 8강까지 진출하며 이번 대회 스타로 떠올랐다.
1회전부터 세계 주니어랭킹 494위의 8번시드 우치다 카이치(일본)와 만난 김상엽은 7-5 6-4의 승리를 거두며 이변을 예고하더니 오늘 치른 우충효(천안중앙고)와의 16강전서는 6-3 4-6 6-2의 진땀승을 일궈냈다.
이로써 8강 멤버 중 유일하게 중학생으로서 이름을 올린 김상엽은 톱시드 나정웅(전곡고)과 4강 진출권을 놓고 다투게 된다.
안동 용상초 출신으로 초등부 시절 전국대회 우승을 거머쥐며 기대주로 주목을 받았던 김상엽은 그러나 중학교에 들어간 뒤 작년까지 잦은 부상으로 16강에도 오르지 못하며 시련을 겪었다.
하지만 3학년이 된 올해 256드로로 개최된 전국종별대회에서 대망의 우승을 거두는 저력을 선보였고, 덕분에 국제랭킹이 없어 출전 자격이 없었던 이번 이덕희배에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함으로써 예상 외의 선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백인준 안동중 감독은 "상엽이가 힘과 체력이 부족하긴 하지만 두뇌플레이를 할 줄 알고 상대에 대한 적응이 빨라 약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경기를 이끄는 운영력이 좋다"고 제자를 소개했다.
대회 측의 배려로 큰 국제대회에서 8강까지 진입한 김상엽이 이덕희배에서 아직 더 보여줄 게 있는지 기대해보자.
내 생애 첫 국제대회, 이덕희배한편 대회 전부터 조명을 받은 박소란(청암고)의 이덕희배 출전 사연도 인상적이다.
원래 이번 대회 단, 복식 와일드카드를 받고 본선을 뛸 예정이었던 박소란은 첫 국제대회 출전이라 ITF에 IPIN(선수등록번호)을 부여받으려고 신청을 했으나 부활절 연휴로 인해 ITF의 업무가 지연되면서 본선 출전 사인 전까지 IPIN이 나오지 못했다.
그리하여 대회측의 성의에도 불구하고 단식을 뛰지 못했고 다만 복식 사인 전에 IPIN을 받게 되어 복식만 와일드카드를 받아 첫 국제대회를 뛰게 된 것이다.
허나 성과가 있었다. 오늘 박소담(중앙여중)과 호흡을 맞춰 복식 1회전을 뛴 박소란은 다리아 마슬레니코바(러시아)- 오타 사나에(일본) 조와 맞붙어 6-3 1-6 10-7의 짜릿한 승리를 일궈냈다.
자신의 국제대회 첫 승리였다.
경기 후 박소란은 "처음 외국선수들과 겨뤘지만 전혀 걱정되지 않았다. 오히려 담담했다"며 국제대회 첫 무대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박소란-박소담 조는 2번시드 카토 미유-오쿠노 아야카(이상 일본) 조와 백가영-최지혜(이상 강릉정보공고) 조의 승자와 8강전을 준비한다.